순천만의 어제와 오늘
남해안 중앙에 위치한 순천만은 여수반도와 고흥반도가 에워싼 항아리 모양을 하고 있다.순천시내를 관통하는 동천과 상사면에서부터 흘러온 이사천이 만나는 지점에서부터 하구까지 약 3㎞ 길이의 강을 따라 5.4㎢(170만 평)의 갈대와 22.6㎢(690만 평)의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순천만은 한국에서 갯벌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연안습지이자 세계5대 연안습지로서 340여 종의 다양한 식물과 239종의 조류가 공존하고 있다.
순천만이 자연·생태 측면에서 보전 가치를 인정받고 명성을 이어가기까지는 여러 일이 있었지만 큰 틀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한 과정이었으며, 시민들과 함께 이루어낸 결과였다.
순천만의 8000년 역사 중 근대 역사를 살펴보면
1992년 | 동천하류(순천만상류) 정비사업 계획이 세워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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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 순천만에서 흑두루미 79마리가 최초로 발견되었다. |
1997년 | 순천시민단체가 동천정비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골재채취사업 반대운동을 시작했다. |
2002년 | 남해안관광벨트 사업으로 순천만자연생태관이 건립되었다. |
2003년 | 순천만이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
2006년 | (국내 연안습지 최초)순천만습지가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다. |
2007년 | 순천만을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한 ‘순천만의 지속가능발전방안’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
2008년 | 순천만 주변보전을 위해 약 537만㎡를 생태계보존지구로 지 정하고 주변지역 상가 건물 7동을 이전하거나 리모델링하여 철새 탐조대와 쉼터로 조성하였다. 흑두루미 등 철새 보호를 위해 전봇대 282개를 철거하고 이 지역을 친환경단지로 가꾸어 철새 쉼터로 제공하고 있다. |
안정적인 서식환 경제공을 위한 지역민과 시민단체, 순천시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고 연안습지의 체계적인 관리가 가져온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순천만을 찾는 두루미의 수가 급증하기 전, 위기도 있었다. 2002년 10만명이었던 관광객 숫자는 점차 늘어나면서 연간 300만 명에 다다르게 되었고 이로 인한 자동차 매연, 소음, 환경 파괴 등 순천만의 미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3년도 안되어 탐방객이 300만 명 이상 늘어났고 순천만습지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늘어나는 차량과 탐방객으로 인해 순천만 훼손이 우려되고 주변 지역주민들에게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역효과가 일어났다. 이에 2007년부터 1년간 습지·생태관광 전문가들과 효율적인 순천만 관리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제안된 습지복원과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그대로 실행했다.
순천만의 입구를 도심 방향으로 옮기고 순천만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통제하였다. 도시가 순천만까지 더는 팽창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그 결과 순천만습지의 입구라 할 수 있는 ‘순천만국제습지센터’를 도심 옆에 건립하고 차량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카이큐브’를 도입하였다.
또한 순천시는 민과 관이 협력하여 시민단체와 토론하면서 절대 보전공간인 순천만을 지키기 위해 순천만의 입구를 순천만에서 5.5㎞ 떨어진 전이공간이자 박람회장이었던 공간으로 이동하고, 순천만국제습지센터를 건립하였다. 순천만습지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도심 공간이 팽창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만든 에코벽이 바로 순천만국가정원이다. 순천만을 지키기 위해 순천만과 도시 사이에 꽃과 나무를 심어 정원을 조성한 순천시의 노력이 대한민국 최초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로 이어진 것 이다.
이러한 초기 계획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때 비로소 순천만습지가 보전되면서 후손에게 물려 줄 수 있는 터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