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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게 직보하다
작성자관리자 작성일2010-09-05 조회수8224

노 시장은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시정의 주요 내용을 시청의 전 직원에게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간부회의 내용을 시청 TV로 생중계했다. 과거에는 시장이 주관하는 간부회의는 비공개로 이루어졌기에 시장의 생각을 과장, 동장, 면장이 다시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의 독점과 왜곡 현상이 생겨 제대로 직원들에게 전파되기가 힘들었다. 회의의 모든 내용을 TV로 중계할 경우 문제는 있다. 50대 후반의 국장이나 과장이 40대 후반인 시장에게 질타 받는 모습이 그대로 생중계돼 국장이나 동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될 수 있다.


 


노 시장은 간부회의를 생중계해서 생기는 문제보다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문제가 더 크다고 보고 생중계를 강행했다. 초기에는 직원들이 자신의 상사가 간부회의 석상에서 질타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간부들이 공개적으로 지적받지 않기 위해 업무에 집중도가 높아지고 사전에 공부를 하게 됐다. 매주 월요일 간부회의를 통해 시장의 생각을 말단 공무원도 바로 알 수 있고 타부서에서 하고 있는 일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스토리 워크숍에서 나온 새로운 아이디어 중에서 우수조를 선발해 간부회의에 발표하기로 했다. TV 생중계로 말이다. 워크숍의 결과를 시장이 보고받는 기회이기도 하고 시청 내 전 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도 있다. 나는 <순천만>조와 <낙안읍성>조를 우수조로 뽑았다. 처음에는 한 팀만 발표하기로 했으나 두 팀이 우열을 가르기가 힘들어 두 팀에 모두 기회를 주었다. 순천만 스토리 개선안을 만들고 발표하기로 한 최영화씨는 말단 여직원이었다. 시청 말단 여직원이 자기 부서의 일도 아닌 타 부서의 일에서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고 5~6단계를 뛰어넘어 시장에게 직보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설령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도중의 결재 과정에서 기각되거나 왜곡됐을 것이다. 다행히 아이디어가 시장에게 도달한다 해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월요일 아침에 <순천만>조와 <낙안읍성>조의 여직원들이 지난주에 나온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를 프레젠테이션 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는 개념적 수준이 아니라 현장 답사 결과를 동영상으로 만들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반영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프레젠테이션을 지켜 본 시장은 깜짝 놀랐다. 새로 나온 아이디어가 참신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해 바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


“발표 자료가 과거에 봐오던 행정적인 표현이 아니라 스토리 형태로 구성돼 있고 구어체로 표현돼 친근감을 주는데요.” 


깜짝 놀란 것은 시장만이 아니었다. 간부회의에 참석한 국장, 과장, 동장, 면장들도 새로운 아이디어에 놀랐다.


“이 아이디어를 내고 발표를 하고 있는 사람이 우리 부서의 말단 공무원이라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부서에 있는 말단 직원이 저런 숨은 능력을 가지고 있었구나.”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가 나왔을까.”


“왜 우리는 과거에는 저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다들 이런 감탄사를 터뜨리고 있는데 시장이 말했다.


“우리가 지난 2년 동안에 한 일을 이 팀은 지난 일주일 만에 했군요. 이 아이디어는 바로 실행합시다.”


 


지난주에 나온 새로운 아이디어를 다음 주 월요일에 시장이 보고 받고 바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혁명에 가까운 일이다. 이런 의사결정 속도는 글로벌 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동시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 직원이 공유함으로써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이 모습을 시청TV로 지켜보고 있던 1300명의 시청 직원들도 놀랐다.


“실무 직원들이 일주일 만에 순천만의 스토리 창조를 위해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구나.”


“나와 비슷한 말단 직원의 아이디어를 시장이 직접 들어주는구나.”


“시장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즉시 실행하는구나.”


“저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려면 내가 도와주어야 하는 일이 무엇이구나.”


시장은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했다.


“이번에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낸 저 사람들은 인사고과에 반영해주세요.”


이 말을 들은 직원들은 또 생각했다.


“이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하는 사람이 인정을 받는구나.”


이번 스토리 워크숍은 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게 하는데도 기여했지만 그 아이디어가 조직원 전체에게 전파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었다.  


 


여느 지자체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보수적이었던 순천시 공무원들을 변화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려면 시장의 불씨를 전 직원에게 나누어 주어야 했다. 시장은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를 만드는 비전을 세우고 이를 전파하는 수단으로 스토리 혁신을 택했다. 직원들이 새로운 스토리를 창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해 나가도록 하고 있었다.


시장은 말단 직원도 얼마든지 변화의 선봉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전 직원에게 TV 생방송을 통해 보여 주었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회의 내용이 전 직원에게 전파되려면 회의 참가자가 또 다른 회의를 통해 전달됐지만 지금은 TV나 인터넷으로 생중계함으로써 빠르게 정보가 공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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