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방문했습니다.
아름다운 정원과 봄꽃들로 인해 좋은 것으로만 남아 있어야 할 기억이 그렇지 못해서 몇자 씁니다.
29명이 함께 입장했고, 삼삼오오 나누어서 돌아다니도록 안내하면서 옆에 부스에 있는 안내 브로셔를 가져가셔서 보고
다니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공공근로를 하시는 분인 것 같은 분이 단체는 안내도를 가져가면 안된다고 끼어들었습니다.
제가 그럼 조별로 움직시면서 4분이서 하나씩 가져가라고 안내했더니, 연신 끼어들면서, 여기 단순해서 그냥 한 바퀴 돌면
된다고 큰소리로 계속 참견했습니다.
가만히 계시라고 하면서 같이 간 분들 출발하시라고 안내를 해 드리고 난 뒤에 왜 그렇게 안내하시냐고, 국가 정원을 소개하는
브로셔를 만든 이유는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용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냐고 따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분이 왈, 여기 단순해서 한 바퀴 돌면 된다, 심지어 나이드신 분들은 눈이 침침해서 볼 수도 없다는 등 마치 자기 집
정원에 우리가 불청객으로 온 사람인 것 마냥 이야기했습니다.
거기서 일하는 분들이야 그곳이 익숙하니 단순하다 말하겠지요. 그러나 처음 가는 사람들은 길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 어느 정원이 있는지 무슨 테마가 있는지, 긴 시간 다 둘러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지도를 보고 어느 곳을 가야할지
우선순위도 정해야 하는데~ 단체는 무료로 들어온 것도 아니고, 브로셔를 가져가지 못하게 하고, 단순하니 그냥 돌면 된다는 둥,
눈이 침침해 못본다는 둥~
그래서 왜 이렇게 불친절하냐고 했더니, 저희에게 버럭 화를 내면서, 본인이 그곳에서 얼마 동안 근무했는데 불친절하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아무도 말을 안 한 것 같아서 말합니다. 불친절합니다.
게다가 무슨 자격지심인지 엄마 같은 사람에게 왜 그런식으로 말하냐고 하면서, 흥분해서는 자기 자녀들이 서울에 살고 있고,
서울대 나왔고, 자기도 교직에 몇년 있다는 둥~ 우리가 언제 서울에서 왔다고 말한 적도 없음에도, 스스로 격분해서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누군가를 안내하고 서비스하는 일에는 서지 마셔야 할 분 같습니다. 그냥 서울대 나오신 훌륭한 자녀분들의
돌봄 받으며 호의호식하며 집에 계셔야 할 분이란 생각이...
먼 곳(서울)에서 내려가 낯선 곳에 입장한 저희들이 안내하시는 분 말씀에 "네, 알겠습니다. 여긴 단순하니 브로셔
같은 것 보지 않고 그냥 시키는대로 한 바퀴 돌고 오겠습니다. 어머님." 이래야 하는건가요?
하~~~ 기가차서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꽃보다는 그 분 얼굴이 떠올라서 다시는 순천만 국가정원에는 가고
싶지 않은, 누가 간다고 해도 말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무리 공공근로가 필요하다지만 적어도 방문객을 직접 대하는, 아니 큰 출입문 앞이라도 친절하게 안내해줄 수 있는 사람을
세우는 것이 어떨까요?